바이브코딩

바이브코딩이란? 코딩 안 배운 사람이 오늘 하나 만들어 보기

바이브코딩은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평소 쓰는 우리말로 “이런 걸 만들어 줘”라고 시키면 AI 가 코드를 대신 써 주는 방식이다. 영국 콜린스 사전은 2025년 11월 6일 이 말을 올해의 단어로 뽑으면서, 자연어로 지시해 AI 에게 컴퓨터 코드를 쓰게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설명만 읽어서는 감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은 용어 이야기를 짧게 끊고, 브라우저에서 무료로 쓰는 도구로 화면 하나를 실제로 만드는 데까지 간다. 설치도 없고 코드도 배우지 않는다. 만들 것은 ‘가족 생일까지 며칠 남았는지 보여 주는 화면’이고, 준비물은 인터넷이 되는 PC 와 브라우저, 이메일 주소 하나가 전부다.

img_01 화면
완성 목표 — 이름과 날짜를 넣으면 남은 일수가 큰 글씨로 뜨는 생일 D-day 화면

이 말은 어디서 나왔나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파시가 2025년 2월 자신의 X 계정에 올린 글에서 처음 쓴 말이다. AI 에게 만들 것을 시키고, AI 가 바꾸겠다는 것은 일단 다 받아들이고, 오류가 나면 그 메시지를 그대로 다시 붙여넣어 계속 굴려 본다는 뜻이었다. 코드를 한 줄씩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표현이 아홉 달 만에 콜린스 사전 올해의 단어가 됐다.

시작 전에 정할 것 하나

도구를 여는 것보다 먼저 걸리는 게 있다. 무엇을 만들지 말로 설명하는 일이다. AI 는 적어 준 만큼만 만들기 때문에, 빠뜨린 조건은 그대로 결과에서도 빠진다.

이번 예제는 이렇게 적었다.

  • 가족 생일이나 기념일까지 며칠 남았는지 알려 주는 웹 화면
  • 이름과 날짜를 입력해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
  • 생일은 매년 반복된다. 올해 날짜가 이미 지났으면 내년 생일까지 남은 날로 세고, 음수로 표시하지 않는다
  • 남은 날짜가 적은 것이 위에 오고, 글씨와 버튼은 크게

세 번째 줄을 빠뜨리면 실제 출생일처럼 이미 지난 날짜를 넣었을 때 음수 일수가 뜨거나 순서가 뒤집힌다. 실습 결과가 사람마다 달라지는 지점이라 미리 적어 둔다.

따라 하기: 브라우저에서 30분

여기서는 클로드(Claude)를 쓴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되고, 무료 요금제에서도 결과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1. 로그인하고 설정 하나 켜기

claude.ai 에 접속해 이메일로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한다. 그다음 왼쪽 아래 내 이름을 클릭해 설정(Settings)으로 들어가 기능(Capabilities) 항목을 연다. ‘코드 실행 및 파일 생성'(Code execution and file creation)이 꺼져 있으면 켠다. 공식 도움말이 안내하는 위치가 여기다. 메뉴 이름과 위치는 요금제와 시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바이브코딩 1. 로그인하고 설정 하나 켜기
클로드 설정 화면에서 '코드 실행 및 파일 생성' 토글을 켜는 모습

2. 한 문장으로 시킨다

새 대화를 열고 아까 적어 둔 줄을 그대로 붙여넣는다. 다듬을 필요 없다.

가족 생일이나 기념일까지 며칠 남았는지 알려 주는 웹 화면을 만들어 줘. 이름과 날짜를 입력해 목록에 추가할 수 있게 해 줘. 생일은 매년 반복되니까 올해 날짜가 이미 지났으면 내년 생일까지 남은 날로 계산하고 음수로 표시하지 마. 남은 날짜가 적은 것부터 위에 보이면 좋겠어. 나이 든 사람도 보기 편하게 글씨와 버튼을 크게 해 줘.

보내고 나면 답이 글로 흐르다가 화면 오른쪽에 별도의 창이 하나 열린다.

바이브코딩 2. 한 문장으로 시킨다
클로드 입력창에 우리말 요청을 적어 넣은 화면

3. 오른쪽에 나온 것을 확인한다

오른쪽에 열린 창을 아티팩트라고 부른다. 공식 도움말은 이것을 대화 오른쪽의 전용 창이라고 설명한다. 클로드가 만든 결과물이 대화와 분리돼 따로 보이는 자리다.

할 일은 코드를 읽는 게 아니라 눌러 보는 것이다. 날짜는 두 가지를 넣어 본다.

  1. 올해 아직 안 지난 날짜 — 이름 어머니, 날짜는 두세 달 뒤. 남은 일수가 그대로 나오면 된다.
  2. 올해 이미 지난 날짜 — 이름 아버지, 날짜는 지난달. 음수가 아니라 내년 생일까지 남은 일수가 나와야 맞다.

둘 다 넣고 가까운 쪽이 위로 올라오는지도 본다. 음수가 뜨거나 순서가 뒤집히면 대화창에 지난달 날짜를 넣었더니 음수가 나와. 내년 생일까지 남은 날로 계산해 줘 라고 적어 보낸다. 아무 반응이 없을 때도 추가 버튼을 눌러도 목록에 아무것도 안 생겨 처럼 눈에 보이는 그대로 말하면 된다.

바이브코딩 3. 오른쪽에 나온 것을 확인한다
오른쪽 아티팩트 창에서 이름과 날짜를 넣고 목록이 생기는 모습

4. 한 번에 하나씩 고친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바이브코딩이다. 마음에 안 드는 곳을 말로 고친다.

  • 글씨가 작아. 목록 글씨를 두 배로 키워 줘
  • 줄마다 지우기 버튼을 붙여 줘
  • 오늘이 그 날이면 남은 일수 대신 '오늘입니다' 라고 보여 줘

한 번에 하나씩 시키는 게 좋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시키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찾기 어렵다. 요청을 보낼 때마다 오른쪽 창이 새로 그려지니 그때마다 눌러 본다. 되돌리고 싶으면 방금 바꾼 건 되돌려 줘 라고 하면 된다.

5. 저장하고 다시 찾기

브라우저를 닫았다가 다시 들어오면, 대화 목록에서 그때 그 대화를 열어 아티팩트를 찾는다. 대화에서 만든 아티팩트는 사이드바에 저절로 올라오지 않는다고 공식 도움말이 안내한다.

사이드바의 아티팩트 항목에 넣으려면 아티팩트를 열고 게시(Publish)를 눌러야 한다. 다만 이 버튼은 정리용이 아니다. 게시하면 공개 링크가 만들어져 링크를 받은 사람이 그 화면을 볼 수 있다. 아직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면 게시하지 말고, 대화를 다시 여는 쪽으로 찾는다.

연습으로 넣은 값이 나중에도 남아 있을지는 만든 방식에 따라 다르다. 실제로 쓸 생일 날짜는 따로 메모해 둔다. 무료 요금제에는 사용량 한도가 있어 한참 주고받다 보면 잠시 기다리라는 안내가 나올 수 있다.

다른 무료 선택지 — 구글 AI 스튜디오

구글에도 같은 방식의 도구가 있다. aistudio.google.com/apps 에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 만들고 싶은 것을 우리말로 설명하면 오른쪽에 미리보기가 뜬다. 공식 문서 기준으로 시작은 무료이고 배포·공유·다운로드 기능도 있다. 유료 모델을 쓰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내가 함께 붙어 있다. 둘 중 무엇을 먼저 써도 상관없다. 하나로 한 번 끝까지 만들어 보는 편이 두 개를 비교만 하는 것보다 낫다.

여기까지는 되고, 여기서부터는 안 된다

오픈소스 개발자 사이먼 윌리슨은 2025년 3월 6일 글에서 선을 하나 그었다. AI 가 모든 줄을 썼더라도 내가 검토하고 테스트하고 이해했다면 그건 바이브코딩이 아니라 AI 를 타자 도우미로 쓴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실험과 위험이 낮은 시제품에는 바이브코딩을 권하고, 실제로 돌아가는 서비스나 이미 있는 시스템을 고치는 일에는 맞지 않는다고 본다. 그런 곳에서는 코드의 품질과 이해가 중요한데 바이브코딩은 바로 그것을 건너뛰기 때문이다.

  • 잘 맞는 것: 나 혼자 쓰는 계산기·목록·기록 화면, 아이디어를 눈으로 확인하는 시제품, 연습
  • 조심할 것: 여러 사람이 쓰는 서비스, 돈이나 개인정보가 오가는 기능, 이미 쓰고 있는 시스템 손보기

“코딩 몰라도 창업” 같은 문구를 앞세운 강의를 만나면 이 선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안전하게 쓰려면 이 세 가지

첫째, 진짜 개인정보를 넣지 않는다. 연습 화면에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비밀번호를 넣어 볼 이유가 없다. 이름도 가짜로 넣으면 된다.

둘째, 첫 작품에 로그인과 결제를 넣지 않는다. 그 순간부터 챙겨야 할 것이 급격히 늘어난다. 입력하면 화면에 보이는 정도까지가 처음에는 적당하다.

셋째, 게시를 누르기 전에 화면을 훑는다. 게시하면 링크를 받은 사람이 그 화면을 본다. 연습하며 넣어 둔 내용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누른다.

그다음 단계

여기서 길이 둘로 갈린다.

코딩 쪽으로 더 가고 싶다면 다음에 걸리는 건 대개 “내 컴퓨터의 파일을 직접 다루게 하고 싶다”는 쪽이다. 그때부터는 브라우저 대화창이 아니라 PC 에 도구를 설치해 쓰게 되는데, 윈도우에서의 첫 단계는 클로드 코드 설치, 윈도우에서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것들에 정리해 뒀다. 브라우저에서 한 번도 만들어 보지 않고 설치부터 하면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몰라 멈춘다.

반대로 코드 말고 익숙한 도구로 할 일과 메모부터 정리하고 싶다면 노션 사용법: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할 일·메모 페이지 만들기가 그 쪽 출발점이다.

마무리 점검

  1. 만들고 싶은 것을 몇 줄로 적어 봤다.
  2. 그 줄을 그대로 넣어 오른쪽에 결과물 창이 열리는 것을 봤다.
  3. 아직 안 지난 날짜와 이미 지난 날짜를 각각 넣어 결과가 맞는지 확인했다.
  4. 말로 한 군데를 고쳐 화면이 바뀌는 것을 봤다.
  5. 브라우저를 닫았다가 그 대화를 다시 열어 만든 것을 찾아냈다.

바이브코딩은 코딩을 대신해 주는 마법이라기보다, 만들고 싶은 것을 말로 정확히 설명하는 연습에 가깝다. 설명이 구체적일수록 결과가 좋아진다. 그 감각은 화면 하나를 끝까지 만들어 봐야 생긴다.

공식 참고자료 (2026-09-08 확인)